[문화저널21] 폐공장·찜질방·서울역사…폐허에서 특별해지는 예술

고정관념 탈피한 공간연출로 문화예술 장벽 낮추고 독특한 경험 선사

 

[문화저널21=이영경 기자] 낡고 벗겨진 건물, 제 수명을 다한 시설, 쓸모없어진 부지가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되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부활하고 있다. 매끈하고 형식적인 네모 공간에서 벗어나 폐허에서 꽃을 피운 예술은 지역과 관계를 형성하며 다채로운 빛깔을 띠기 시작했다. 반 고흐 작품으로 뒤덮인 구)서울역사, 건축가들의 ‘지어지지 않는 꿈’을 품은 찜질방, 현대미술 작품이 들어선 폐공장까지 고정관념을 탈피한 공간 연출로 문화예술의 장벽을 낮추며 관객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버려진 찜질방의 변신

경기 화성 소다미술관 ‘RE:BORN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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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미술관의 열린 놀이 공간 ‘PLAYGROUND’_강은혜 ‘Interspace’, 2015] 서울과 뉴욕을 무대로 한글의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조형성에 주목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점과 점을 연결해 선을 그었다. 수많은 선들은 면을 만들며 공간을 분할해 간다. 분할된 각각의 공간을 독립된 개별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구축하며 유기적인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 (사진제공: 소다미술관)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에 위치한, 방치된 대형 찜질방이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안녕동 지역은 십 수 년 지연된 도시개발사업 및 경기침체로 비워진 건물과 토치가 방치돼 왔다. 인적 드문 유령 도시처럼 되어가고 있던 안녕동에 화성시 최초의 사립미술관 ‘소다(SoDA_Space of Design and Architecture)’가 건립됐다.

 

소다는 한국에 몇 안 되는 디자인, 건축 테마 전시공간이다. 기존의 찜질방 구조를 그대로 살리고 화물 컨테이너를 이용해 내부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 소다는 전시공간이 부족한 젊은 창작자들에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지역주민에게는 부족했던 전시 및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복합 창작 전시 공간으로서의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현재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섯 명의 건축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RE:BORNⅡ’가 진행 중이다. 이는 국내 건축가들의 ‘지어지지 않는 꿈’을 선보였던 전시 ‘RE:BORN’의 두 번째 프로젝트로, 전 세계 혁신적이며 창의적인 건축가들을 초대해 비록 지어지지 못했지만 세상을 향한 비전을 담고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해 9월 19일 개막한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개최된다.

 

명작으로 휩싸인 구)서울역사  

‘반 고흐 인사이드:빛과 음악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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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 고흐 작품으로 뒤덮인 ‘문화역서울284’  (사진: 문화저널21 DB)
1925년 준공된 서울역사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이자 교류의 관문이었다. 2011년 원형 복원돼 ‘문화역서울284’라는 명칭으로 재탄생,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역사적, 문화적, 도시적 상징을 함께 담기 위해 ‘문화역+서울+사적번호 284’를 결합한 이름을 확정하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지금 문화역서울284는 고흐의 작품들로 구석구석 채워져 있다. 파리의 오르세역이 오르세미술관으로 변했던 것처럼 우리나라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과 반 고흐를 비롯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400여 명작들이 미디어아트로 재탄생돼 작품은 물론 옛 건물의 공간 구석구석을 다시 엿볼 수 있다.

 

봉긋한 지붕의 돔, 천장, 벽면, 벽면 조형물, 둥근 기둥, 바닥에 이르기까지, 근대 건축물 내부 전체를 그대로 캔버스화해 3D 프로젝션 맵핑을 통해 반 고흐의 작품을 구현했다. 최대 16m 높이, 50여개 스크린, 50대 이상의 Full HD급 프로젝터를 동원해 450평 옛 건물의 모든 곳을 활용한다. 지난 14일 개막한 ‘반 고흐 인사이드: 빛과 음악의 축제’는 오는 4월 17일까지 개최된다.

 

삭막한 산업단지·수영공장 부지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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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부산 수영구 망미동 고려제강 수영공장 부지에 3천여 평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선다. 고려제강은 가동하지 않는 수영공장을 전시장, 공연장, 북카페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최근 설계에 들어갔다. 이 공간은 오는 9월 개막하는 ‘2016 부산국제비엔날레’ 주전시장으로 활용, 현대미술작품이 전시될 계획이다. 2014년부터 부산국제비엔날레의 특별전시장으로 사용됐던 이곳은 미국 뉴욕의 챌시 마켓이나 영국의 테이트모던미술관, 중국의 베이징 798거리처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길 꿈꾸고 있다.

 

또한 광주의 삭막한 산업단지인 소촌농공단지 관리사무소가 27개의 컨테이너 박스들과 함께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리모델링 설계공모를 통해 작품을 선정하고 10개월간 공사를 진행한 ‘소촌아트팩토리’는 지난해 12월 24일 개관식을 진행했다. 본관 지하는 소촌벙커극장과 동아리 연습 공간, 1층은 라디오 스튜디오와 카페테리아, 사무 공간 및 커뮤니티 관리공간으로 운영된다. 2층은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회의공간과 소촌농공단지 관리사무소로 활용될 계획이다. 컨테이너를 활용한 별관은 예술 창작 핵심공간이자 융·복합 창작, 전시, 대형 강연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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