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플렉스 소사이어티 : 불완전한 아름다움>

소다미술관은 2020년 상반기, <COMPLEX SOCIETY : 불완전한 아름다움>전을 마련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안과 고독, 우울과 강박 등 우리의 불완전한 감정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삶의 철학적 사유를 이끌어내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과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용기 있게 마주하고, 우리 스스로 건강한 삶의 방향을 모색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감출 수 없이 드러나는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고독, 상실, 불안 등 불편한 감정으로 응시하게 되는 작품들은 결국 인간의 존재적 의미에 대한 끝없는 탐구로 이어진다.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불안을 단순한 심리학적 상태가 아닌, 인간 존재의 한 특징으로 보고 있다. 이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게 되며, 인간 실존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떠한 시대 속에서도 불확실성이 주는 절망과 불안, 고난은 지속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삶의 불안과 결핍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드리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불완전한 자신의 모습을 담담히 마주하는 것이 인간다운 삶을 위한 의식의 시작이자,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개인적 경험이 서사가 된 작품들은 모두 인간을 중심에 두고 있다. 우리는 타인을 바라보며 삶을 어떻게 사유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알게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불확실한 시대 속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불안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어 볼 수 있길 바란다.

감성빈

감성빈은 좌절, 슬픔, 고독 등 심연에 잠긴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평면과 입체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경험했던 상실감과 절망의 감정을 형상화하는 것으로, 상처를 조금씩 덜어내는 자기치유적인 방식의 작업을 지속한다. 슬픔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 삶의 무게에 좌절하는 인간의 모습은 자기연민의 감정뿐 아니라 타인의 아픔까지 끌어안고 있다. 작가는 응어리진 슬픔을 감싸 안고 있는 인간의 형상을 통해, 견디기 힘든 비극과 절망으로 힘겨워하는 우리의 삶을 다독이며 위로와 위안을 건넨다.

손종준

손종준은 사회현상이나 체제에 대한 물음을 시작으로, 주변의 사회적 약자에 주목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는 신체적이거나 정신적인 장애를 안고 사는 이 시대의 소외된 사람들과 오랫동안 교류하며 그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한다. 개인의 콤플렉스를 감싸 안아주고, 사회의 공격적인 시선들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작가의 정신적 갑옷은 결국 모든 현대인들을 향해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타인의 기준과 잣대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모두의 콤플렉스와 나약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안준영

안준영은 불안이라는 감정과 신경증을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펜 드로잉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경험했던 증상들과 폐쇄적 감정에 대한 원인을 외부에서 관찰의 태도를 통해 찾으려 한다. 밀도 있게 채워진 인체의 해부학적 도상이나 신체 기관에 동식물이 뒤섞인 이미지들은, 몸과 정신의 밀접한 관계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작품 속에서 몸은 과거의 불완전한 나를 담아내는 장치로 존재한다. 이는 현재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직면하게 하는 매개로 작용하여, 나를 짓누르는 불안과 결핍의 감정을 발견하고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

염지희

염지희는 모든 인간이 가진 존재적 불안에 대해 탐구하며, 자아의 심리적 상태를 상징적인 이미지로 담아낸다. 작가는 두려움과 연약함, 불안으로 뒤섞인 인간의 근원적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화면 안에 박제하듯 표현하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열흘 밤의 꿈>에서 영감을 받아, 작가는 각기 다른 세상 속,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콜라주된 화면으로 자신의 고독의 공간을 꺼내 보인다. 소설과 자신의 꿈을 통해 내면의 고독을 마주하게 된 작가는, 깊은 슬픔과 어둠 속에서도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결국 사랑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최병진

최병진은 강박의 증상과 콤플렉스를 파편화된 인물의 이미지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얼굴을 감싸고 있는 회색의 콘크리트 덩어리들은 강박증이 시작되면 몸이 경직되는 느낌을 받는 작가의 경험이 시각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특히 주변의 환경이 자신을 무겁게 짓누르는 듯, 이미지를 파편화시키는 것으로 심리적 불안과 긴장을 더욱 고조시킨다. 내면의 두려움이나 불안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이다. 불편한 감정을 마주하게 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작가는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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