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 soda

흑백의 시간

기간

장소

작가

2018. 04. 07 - 2018. 07. 15

실내전시장

강성은·서윤아·설박·허우중·성립·김희영·노순천

전시개요

2018년 소다미술관은 색을 배제하고 재료 본연의 명암明暗으로 작품을 전개하는 7인의 작가와 <흑백의 시간>전을 마련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이미지는 우리가 눈을 뜨고 잠들 때까지 강렬한 색으로 우리 감각을 자극하며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합니다. <흑백의 시간>전은 일상의 자극적인 감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무채색의 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하며, 반응이 아닌 사유할 수 있는 시간, 지나침이 아닌 머무름의 공간을 제시합니다. 전시에 참여하는 일곱 명의 작가는 연필, 목탄, 먹, 유화, 도자, 철 등 다양한 재료로 절제된 작업을 전개합니다. 각 재료는 작가들에 의해 갈고닦아져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느 색보다 선명히 드러냅니다. 작품 속의 흑과 백은 색이 아닌 작가 긋고, 쌓고, 바르고, 빚으며 생기는 행위의 흔적을 고스란히 축적한 시간들로 관객을 만나게 됩니다. 관객은 색이 주는 직관적 즐거움에서 벗어나 천천히 작품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작가의 언어에 집중하며 재료 본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작가소개

강성은

강성은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연필, 먹, 테이프, 유화 등 단일 재료로 구현하며, 재료의 표현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소다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시리즈는 연필만을 사용해 밤의 풍경을 담아낸 작품이다. 연필을 반복적으로 긋는 행위를 통해 화면의 뾰족한 선은 사라지고 부드럽고 따뜻한 질감만이 남아 밤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관객은 연필의 방향에 따라 펼쳐지는 산과 나무, 능선을 통해 연필이 가진 또 다른 가능성을 마주하게 된다.

서윤아

서윤아는 목탄을 재료로 작가 내면을 시각화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목탄가루를 장지에 켜켜이 쌓아가는 행위는 작가와 작품이 일체화되는 과정이며 이러한 시간을 통해 화면에는 작가의 수많은 사고와 시공간이 응축되어 상징적인 소재로 표현된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 <공손한 손>은 가지런히 모여 있는 조심스러운 손을 묘사하고 있다. 이는 겸손한 아티스트로서 작업 태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관객은 작품을 통해 깊고도 고요한 작가의 내면을 응시해 볼 수 있다.

설박

설박은 전통적인 수묵산수화를 제작하지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새로운 꼴라주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먹으로 물들인 화선지를 찢어 붙이며 완성 해나간 작품은 먹의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고 있다. 화선지에 먹이 번지며 생기는 농담과 우연히 만들어지는 무늬는 산수의 일부가 되어 깊고도 웅장한 화면을 완성시킨다. 또한 화선지가 겹치며 생기는 질감은 산수에 대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미술관 공간 안에는 <어떤 풍경>이 6폭의 대작으로 펼쳐지며 관객을 광활한 자연의 풍경 안으로 인도한다.

허우중

허우중은 해외 거주 중, 미디어를 통해 들려오는 한국사회의 부정부패를 상징과 은유의 언어로 표현하는 작품을 전개했다. 작가는 흑백의 그림에 화면 분할, 말풍선, 부분 확대 등 만화적 기법을 도입하여 극적인 효과를 더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미로>는 위태로운 테이블 위에 인부들이 견고한 미로를 만드는 모습이 묘사되어있다. 미로는 완성과 동시에 인부들을 가두는 장치가 되고 결국은 테이블과 함께 무너질 것을 예고하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풍자하고 있다.

성립

성립은 인물의 순간을 간결한 선으로 표현하는 드로잉 작업을 전개해 왔다. 선은 대상의 외곽선을 묘사하기 보다는 반복적으로 움직이며 대상의 조각을 채워 나간다. 그는 선의 방향성으로 인물의 표정과 움직임을 표현하며 대상의 본질에 접근한다. 소다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작품 는 거리를 걷는 인물의 순간을 연필로 드로잉하고 연속적으로 연결해 만든 영상 작품이다. 검은 선으로만 이루어진 인물은 걸음걸이, 속도, 팔동작 등 섬세한 움직임으로 관객에게 보다 선명하게 다가온다.

김희영

김희영은 일상에서 쉽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소모품을 본떠 도자로 구워내고, 이들을 새로운 질서로 조합해 예술작품을 만든다. 쉽게 소비되던 소모품은 값비싼 백색의 도자기로 변모하며 관객의 인식을 전환한다. 벽지의 모습으로 제시된 작품 는 일회용 수저와 포크, 용기의 뚜껑과 바닥을 반복적으로 배치해 패턴화한 설치 작품이며 은 일상의 소모품으로 만찬 테이블을 세팅한 작품이다. 화려하게 빛나는 백색의 공간은 우리사회의 소비적인 가치를 뽐내며 공허한 아름다움으로 관객을 초대하고 있다.

노순천

노순천은 선적인 재료로 입체적 드로잉을 전개한다. 그는 드로잉의 바탕이 되는 공간에 집중하는 데, 공간은 작품을 제작하는 영감의 원천으로, 작품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사람>은 소다미술관 ArtBox를 바탕으로 기획된 설치 작품이다. 그는 전시장으로 쓰이는 컨테이너 상자의 속성을 바꾸는 드로잉을 시도한다. 컨테이너를 둘러싼 검은 선에 의해 공간 <사람>의 일부가 되어 전시장이 아닌 작품으로써 관객을 맞이하게 된다. 관객은 작품 안으로 들어가 공간에 활력을 더해주며 <사람>을 살아 숨 쉬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