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 soda

감·각·수·업

기간

장소

작가

2019. 01. 08 - 2019. 03. 17

실내전시장

기슬기·안준·이다희·이혜성·서웅주·신기철·정보연

전시개요

소다미술은 2019년 첫 번째 기획전시로 <감각수업>전을 마련했습니다. <감각수업>전은 시각에서 시작하지만 온몸의 다채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평면 작품들을 통해 감각의 민감도를 기르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온몸의 감각을 열고 세상과 만나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늘날 감각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감각은 내가 습득할 수 있는 단순한 지각 경험을 넘어, 삶을 더 풍요롭고 깊이 있게 만들어 주는 감성의 원천으로 작용합니다. 기본적인 삶의 수준이 균일해지면서 같은 상황에서도 풍부하게 느끼고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감각은 이제,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소다미술관은 예술을 통해 감각에 대한 민감도를 높여 우리가 만나는 세상을 다채롭고 특별하게 만들고자 <감각수업>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관객은 예민한 감각으로 세상과 만나고, 그 경험을 정교하게 표현하는 7명의 작가들을 통해 시각화된 다양한 감각을 만나게 됩니다. 소리와 향기, 맛과 온도, 부드러움과 고통, 균형과 위태로움 등 다양한 감각들은 한 화면에 압축적으로 구축되며 관객의 감각을 깨웁니다. 또한 작가의 작업 과정을 통해 체험된 감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관객에게 이번 전시가 감각을 열어 삶의 모든 순간을 향유하고 표현하며 소통하는 데 있어,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가소개

신기철

신기철은 강박적 불안이 느껴지는 순간들을 사진으로 포착하는 작업을 전개해 왔다. 작가의 작품<침착할 수 없는 마음의 병>은 정지된 사물로 안정적인 구도를 표현하는 정물화의 구성을 연출한다. 테이블 위에는 하얀 식탁보가 펼쳐져 있고 그위에는 식기와 과일 혹은 화분이 놓여있다. 하지만 고요한 시간 속에 사물들은 위태로운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 넘어가는 찻잔과 모서리에 놓여있는 과일, 추락하는 화분 등은 안정과 균형을 추구하는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며, 사진만이 포착할 수 있는 위태로움의 순간을 정물화로 제시하고 있다.

이혜성

이혜성은 식물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캔버스에 담으며, 시간을 주제로 작업을 전개해 나간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 <신곡>은 단테의 『신곡』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지옥에서 연옥을 지나 천국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세 화면에 나누어 표현한 작품이다. 싱그럽고 촉촉한 수풀을 지나 빛이 바래 바스러질 것 같은 수풀로 변모하는 화면은 자연의 질서와 순환하는 우리의 삶을 담고 있다. 화면 전면에 얇은 세필을 통해 작업하는 작가의 제작 방식은 풀잎의 결을 형성하며 소리와 향기를 머금고 있는 화면으로 구축된다. 관객은 생의 감각을 느끼며 유한한 시간과 반복되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서웅주

서웅주는 극사실주의 기법을 통해 화면에 시각적 환영을 구축해 나가는 작업을 전개한다. 소다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작가의 작품은 구겨진 비닐의 표면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줄무늬와 글씨는 표면의 성질을 더욱 부각시키며 반짝이는 촉감과 소리로 보는 이의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화면에 가까이 다가서면 캔버스의 평평하고 탄탄한 구조가 드러나며 작품은 회화로서 존재하게 된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캔버스 물성 자체의 전환을 꾀한다. 이를 통해 시각적 감각에 의존적인 우리의 판단에 의문을 던지며 회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마주하게 한다.

정보연

정보연은 사탕을 소재로 회화 작업을 선보여왔다. 하지만 정보연의 작품 속 사탕은 선명한 캔디 컬러로 달콤함만을 뽐내지 않는다. 사탕이 진득하게 녹아내린 모습은 기괴하지만, 물질로서 사탕에 접근하며 그 어떤 묘사보다도 감각적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표현기법 또한 사탕의 표면을 만지는 듯 부드러우며 반질반질하다. 작가는 ‘맛을 보다(See)’로 다채로운 미각적 이미지의 경험을 제공한다. 화면 속에 확대된 사탕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며 관객의 감각과 상상력을 동시에 자극한다.

안준

안준은 사람의 육안으로 보기 힘든 찰나의 순간들을 카메라로 포착해, 드러나지 않는 풍경을 제시하는 사진 작업을 전개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는 생생하게 솟아오르는 물기둥과 부서지는 물보라로 관객을 풍랑의 바다 한가운데로 인도한다. 실제로 이 작품은 팔당댐의 방류 장면을 고속 촬영을 통해 포착한 사진들이다. 찰나의 순간으로 쪼개진 방류 장면은 그 맥락을 벗어나 폭풍Tempest이라는 독립적인 작품으로 새로운 의미와 해석을 가지고 태어난다.

기슬기

기슬기는 익숙한 공간에 낯선 상황을 연출하며, 습관적인 인지에 제동을 거는 사진 작업을 전개해 왔다. <모래를 씹는 순간>은 사람들이 불안함과 위기감을 느끼는 상황과 공간에 대한 물음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밀폐된 공간 속의 삐져나온 손, 물속에 잠긴 머리, 대못 위의 발, 끊어질 듯 아슬아슬 연결된 장막은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불안한 감정의 시각화된 모습들이다. 작품을 통해 전이된 불안은 관객의 무뎌진 감각을 일깨우며 작품 속, 앞으로 다가올 사건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다희

이다희는 음악을 시각적 조형요소로 번역하는 작업을 천착해 왔다. 소다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작은 별 변주곡’으로, 총 13개의 파트로 구성된 곡을 점, 선, 면, 색을 통해 13개의 화면으로 번역한 작품이다. 오선지속의 음표들은 작가가 지정한 색과 형태로 옷을 갈아입고, 멜로디에 따라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인다. 미술관 공간을 부유하는 색색의 도형은 리듬감 있는 움직임으로 공간의 울림을 선사한다. 동선을 따라 배치된 드로잉은 작곡가의 의도에서 연주자의 해석까지 의역하는 작가의 작업 과정을 담고 있어 작품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