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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층 : WHERE WE ARE

기간

장소

작가

2022. 05. 05 - 2022. 10. 30

실외전시장

비유에스건축 지요건축 연진영

기간 | 2022. 05. 05 – 2022. 10. 30

장소 | 실외전시장

작가 | 비유에스건축·지요건축·연진영

층층층 : WHERE WE ARE

층층층: WHERE WE ARE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질병, 재해, 내전, 기후변화 등 수많은 위기를 겪으며 계층, 세대, 집단 간의 갈등으로 붕괴되어가는 사회의 모습을 곳곳에서 목격하였다. 어느 때보다 포용성이 필요한 시기, 소다미술관은 <층층층: WHERE WE ARE>전을 통해 사회 속 분열의 양상을 건축예술로 살펴보고, 오늘날 공동체의 화합과 소통을 위한 실천적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전시는 건축요소 중 하나이자 위계, 권력, 계층, 세대 등을 함의하고 있는 ‘단(段)’을 주제로 하여 현 사회의 문제와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수직적 요소가 강한 단은 견고한 콘크리트 전시장 안에서 서로 다른 층위를 보여주는 유연한 형태의 작품으로 변모해, 우리의 인식체계를 전환시킨다. 전시에 참여한 세 팀의 건축가와 작가는 단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고찰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술관의 물리적 공간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각자의 방식을 제시하여 관객에게 다양성의 가치를 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지현, 조성학 건축가는 전시장 콘크리트 기둥 열에 입체적 층을 설치하여, 공간의 깊이를 강제로 극대화시킨다. 층층이 결합하여 세워진 프레임을 통해 느끼게 되는 비일상적인 공감각은 실재하는 것에 대한 다원적 인식을 끌어낸다. 김세진 건축가는 계층의 본질적 속성을 건조하게 직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단을 구성하는 수평과 수직면을 과감히 소거하고, 단순하고 단절적인 형태의 둥근 점을 연속적인 레이어로 구현해 시점에 따른 새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변하지 않을 듯 견고해 보이는 세상이지만, 예기치 못한 유기적 관계에 의해 달라지는 사회의 모습을 은유하고 있다. 연진영 작가는 콘크리트 전시장 안에 풍선 의자를 건축적 스케일로 재현하여 낯설지만 흥미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의외의 재료들이 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는 장면은 새로운 세대의 출현과 함께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게 되는 공동체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우리는 작품을 통해 공간을 새롭게 경험하고 사유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편향된 사고와 인식이 확장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전시를 통해 권력, 계층, 세대를 나누는 수직의 척도에서 벗어나 공존과 연대를 위한 소통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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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비유에스건축

박지현, 조성학 두 명의 건축가가 이끄는 비유에스건축은 건축과 공간을 매개로 일어날 수 있는 유의미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도시, 문화, 사람 간의 다양한 관계설정에 주목하고 건축의 구축보다 과정에 집중하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비유에스는 ‘규정되지 않은 스케일 (By Undefined Scale)’에서 나온 것으로 비유에스가 추구하는 방법론을 가리키며, 버스(BUS)라는 철자 그대로 소통의식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대표작으로는 당진 우-물, 후암동 후아미, 진주 빗방울집, 마포 엄지척빌딩 등이 있으며 2020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하였다.

김세진

김세진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2015년 지요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였다. 종이의 면으로 시작한 건축이 존재의 개별성과 감각의 보편성을 가지고 스스로 깊이 있는 것으로 변화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2016 서울시 공공건축가, 서울대학교 설계스튜디오에 출강하였고 TSK Fellowship Award, 2020 젊은 건축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체부동생활문화센터, 해양생태체험관, 모두의 마을활력소를 설계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보존과학자 C의 하루> 및 개방형 수장고 리뉴얼, 서울시립미술관 <노실의 천사> 전시를 디자인했다.

연진영

연진영은 우리의 관심으로부터 단절된 상태의 것들을 주 재료로 삼는다. 재고로 남겨진 패딩, 산업용 앵글, 덕트, 종이 등 효용가치를 상실한 채 주목 받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되는 의외의 재료들을 탐구하여, 재료 고유의 물성을 재해석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결핍된 상태의 사물들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미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전복시켜 모순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전달하는데 주력한다.

김현우

‘분 단위로 쪼개놓은 알람’ ‘하루를 빼곡히 기록하는 문서‘ ‘경계 없는 실험과 도전’ 이 모든 것이 김현우를 설명한다. 작가의 초반 기록물은 낙서에 가까웠다. 학창 시절 내내 도형, 음표, 수학 공식 등을 적어왔고 친구들의 이름을 빼곡히 쓰기도 했다. 점점 이름이 빠지고, 선들은 변형되고, 색이 더해지며 작품의 시작을 알렸다. 작가의 드로잉은 픽셀이라는 이미지로 재구성되었고 쌓여진 픽셀은 또 다른 작업들과 겹쳐지고 반복되며 다양한 이미지로 진화해갔다. 수백 권의 연습 노트를 남기면서 작가의 작업은 행간이 복잡한 시를 닮아갔다. 단숨에 해석되긴 어려워도 그 깊이가 점점 짙어져갔다. 작은 픽셀 조각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연결되듯, 작가가 그려낸 경계없는 세상 속엔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