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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world!_당신의 목소리를 보여주세요

기간

장소

작가

2025.05.22. - 2025.07.20.

야외 전시장

안마노, 수수진, 빠른손, 김정활, 조중현, 정해지, 정준기, 오렌지 슬라이스 타입,
포스트스탠다즈, 프랙티스, 에스오에이피, 그라운드아키텍츠

기간 | 2025. 05. 22 – 2025. 07. 20

장소 | 야외전시장

작가 | 안마노, 수수진, 빠른손, 김정활, 조중현, 정해지, 정준기, 오렌지 슬라이스 타입, 포스트스탠다즈, 프랙티스, 에스오에이피, 그라운드아키텍츠

Hello, world!_당신의 목소리를 보여주세요

소다미술관은 2024년 “Hello, world!”라는 인사말로 시작해, 다양한 사람들이 세상을 향한 메시지로 다음 문장을 채워 넣으며 만들어가는 공공예술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세 팀의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제안한 파빌리온은 명료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은 미술관’이 되었습니다.

2025년 봄, 소다미술관은 그 실험을 한층 더 확장한 전시 《Hello, World!_당신의 목소리를 보여주세요》를 선보입니다. 지난해부터 대중의 참여로 수집된 200여 개의 메시지 가운데, 지금 우리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시대의 목소리 8개를 선정해, 이를 시각예술가 8인의 생명력 있는 예술작품으로 시각화합니다. 전시는 8개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파빌리온과 무한한 연결 가능성을 지닌 웹 공간에서 동시에 펼쳐집니다. 예술가들의 작품은 두 차례에 걸쳐 야외 파빌리온에 게시되며, 예술은 다시금 대중과 소통하며 세상과 연결되는 매개로 작동합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 언어로 번역된 대중의 목소리가 다시 공동체와 공유되는 과정을 통해 창작자, 미술관, 대중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공공예술의 장을 지향합니다. 관객은 파빌리온 공간에서 타인의 메시지에 몰입하고,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경험을 통해 공동체의 감각을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작가소개

그라운드아키텍츠

<보이지 않는 선명함과 보이는 흐릿함>
2024, 가설재 위 그래피티, 현수막

그라운드아키텍츠는 파빌리온의 재료가 되는 가설재의 순환구조에 집중한다. 아연으로 도금처리 된 가설재는 쓰임에 따라 조립과 해체를 반복하며 과거의 흔적을 남긴 채 영구적인 생을 살아간다. 건축가는 이러한 재료적 특성을 도시 메시지와 결합해 두 개의 파빌리온 <보이지 않는 선명함과 보이는 흐릿함>으로 제안한다. 관객이 처음 만나는 파빌리온은 수직의 타워 형태로 가설재가 조립되어 제시된다. 가설재에는 공가장 펜스와 그래피티가 입혀지고 텍스트가 걸린다. 텍스트는 높게 걸려 도심 속에서 거주단위로 묶여 있는 집단의 선명하지만 이기적인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후 만나는 파빌리온은 낮은 수평적 구조로 개별이 된 가설재가 제시된다.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래피티의 흔적과 파편화된 텍스트는 전달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개별의 메시지를 의미한다. 건축가는 도시의 소통 방식을 파빌리온의 재료와 구조로 드러내며 집단과 개인, 조립과 해체 등 개념을 교차한다. 파빌리온에 사용되는 가설재는 모두 가공하지 않은 형태로 쓰여, 전시 이후에 또 다른 쓰임으로 조립과 해체를 반복하며 삶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Typography 조중현

조중현의 작품은 “Peace”라는 단어를 통해 오늘날 인공지능과 기술기업이 가진 권력 구조를 드러낸다. 각 글자는 팔란티어(Palantir), 딥시크(DeepSeek), 아마존 웹 서비스(AWS), 클로드(Claude) 등 군사용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대응된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평화를 말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동의되지 않은 권력이 작동하고 있음을 시각화한다. 작품은 기술이 지닌 힘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평화’라는 단어가 여러 권력과 조건 속에 놓여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 기술 사회의 윤리와 통제 문제를 깊이 성찰하게 한다.

Typography 정해지

정해지는 숨 쉬는 행위를 타이포그래피로 표현하며 불안과 고요 사이의 리듬을 기록한다. 반복되는 문장을 흐름처럼 배열하고, 얇고 단정한 선으로 표현된 글자들은 말보다 조용한 감각에 집중하도록 이끈다. 감정이 부풀고 꺼지는 그 미세한 움직임을 인지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에게로 돌아오고, 가장 본질적인 감각을 회복하게 된다. 문장이 곧 호흡이 되는 이 작업은, 공공 속에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만든다.

 

에스오에이피

<Unknownㅣ 언노운>
2024, 가설재, 현수막

에스오에이피는 가설재를 X로 교차한 긴 터널의 파빌리온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텍스트를 담는 게 시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관객에게 공간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관객은 텍스트로 시야가 차단된 가설재를 통과해 선명하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마주하는 경험을 한다. <Unknownㅣ 언노운>이라는 이름의 파빌리온은 미지의 세상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혼돈과 불확실성, 하지만 그로 인해 호기심 가득하고 가슴 뛰는 세상을 만나게 되는 삶의 과정을 압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X로 제시되는 파빌리온의 측면은 땅을 딛고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서있는 사람의 형상과도 같다. 건축가는 이를 통해 미지의 세계에서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으로 삶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고 언급한다. 건축가는 파빌리온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그 자체로 예술적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관객들에게 삶의 대한 시선을 재설정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Typography 안마노

한글의 새로운 표정을 찾는 것을 작업의 주된 목적으로 삼고 있는 안마노는 “이만하면 되었다”는 짧지만 단단한 문장을 통해 한글 고유의 형상과 정서를 드러낸다. 창작자는 어디까지 나아가야 할지, 어디에서 멈춰야 할지, 수없이 질문하며 나아가지만, 결국 멈춰 설 수 있게 해주는 말은 ‘이만하면 되었다’는 단순하고도 깊은 문장이다. 이처럼 이 작품은 창작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끊임없는 질문과 그 안에서 발견한 작지만 단단한 위로의 순간을 시각화한다.

Typography 빠른손

“Diversity wins. Bigotry loses.”는 “다양성이 승리하고 편협한 시각은 패배한다.”라는 뜻이다. 빠른손 김도현은 이 문장을 무지갯빛 색상으로 구현하며, 다양성을 위한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움직임들을 시각화한다. 작품은 오랫동안 사회적 편견 속에서 외면받았던 이들의 권리가 점차 제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최근의 현실을 반영하며, 세계 인권 선언의 전문을 바탕으로 각자의 존재가 존중받아야 할 이유를 다시금 환기시킨다. 작가는 다양성을 삶의 전면에 내세우며, 무심히 지나쳐왔던 편견에 직면하는 시대의 목소리를 조형 언어로 힘 있게 전달한다.

프랙티스

<Sublimity of Figuresㅣ숭고한 형상들>
2024, 가설재, MC 나일론, 아연도금 체인

프랙티스는 파빌리온이 설치되는 장소성에 주목했다. 개발로 인해 계속 변화하는 도시환경 속에서, 멈춰 있는 자연녹지지역은 원초적이면서 숭고한 자연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그곳에 설치되는 파빌리온은 장소적 특성을 은유하고 역설하며 관객과 시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 동선 초입에 배치된 가설재의 벤치는 주변 풍경을 조망하는 위치에 서서 관객에게 텍스트와 함께 쉼의 공간을 제시한다. 벤치의 시선 끝에 위치한 파빌리온은 가설재 구조에 체인으로 외벽을 구성한다. 체인은 외부 환경을 차단하는 동시에 파빌리온 안으로 자연을 선택적으로 끌어들이는 중성적 재료가 된다. 체인을 통과해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 체인이 바람에 흔들리며 가설재와 부딪히는 소리 등은 장소에 대한 관객의 감각 경험을 확장한다. 길고 좁은 전이 공간을 지나서 만나는 텍스트는 장소적 맥락성을 유지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파빌리온 <Sublimity of Figuresㅣ숭고한 형상들>은 도심과 산업재료를 자연과 반복적으로 병치하며 역설적으로 관객의 마음 안에서 자연의 숭고함을 발견하게 된다.

포스트스탠다즈

<Stratum>, 2025

포스트스탠다즈는 구조물 자체에 공동체적 메시지를 담는다. 파이프가 서로를 지탱하며 구성하는 형태처럼, 이번 파빌리온은 각기 다른 목소리들이 모여 함께 존재하고 조화를 이루는 장을 만든다. 작품은 예술의 언어로 번역된 대중의 목소리가 다시 공동체와 공유되는 과정을 구조적 조형 언어로 구현하며, 전시에서 지향하는 공공예술의 의미를 공간적으로 풀어낸다. 파빌리온은 물리적 구조이자 공동의 울림이며, 전시에 참여한 여덟 개의 메시지를 매개로 서로가 서로를 듣고 지지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작동한다. 관객은 이 안에서 타인의 목소리에 몰입하고, 서로의 감정을 경청하는 경험을 통해 공동체 감각을 확장해 나가게 될 것이다.

Typography – 안마노, 수수진, 빠른손, 김정활, 조중현, 정해지, 정준기, 오렌지 슬라이스 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