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 soda

PALETTE: 우리가 사는 세상 2024

기간

장소

작가

2024.04.02 - 2024.04.20

실내전시장

권세진 김민경 김재헌 라움콘 문지영 손종준 윤현정 이주이 전다영 정은혜 조영배 최명은 한서아

기간 | 2023. 03. 31 – 2024. 04. 30

장소 | 실내전시장

작가 | 권순모·김동찬·김현주·박태현·이겨레·이지양·지후트리·최서은·홍세진·JACOB FREY

PALETTE: 우리가 사는 세상 2024

소다미술관은 장애를 다양성으로 인식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며 모두 존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PALETTE: 우리가 사는 세상》을 선보여 왔다. 전시는 팔레트 위에서 다양한 색이 모이고 섞이듯, 전시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울러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2024년 봄, 세 번째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관계’를 통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삶을 10명의 장애·비장애 예술가의 작품으로 보여준다. 좋아하는 사람과 사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발달장애 작가들, 장애가족의 일상을 보여주거나 불편한 감각을 보완해주는 작가, 그리고 사람들의 콤플렉스를 보완해주는 작업을 하는 작가 등 다양한 관계를 통해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사람은 불완전하다. 이런 우리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다른 누군가를 위한 전시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전시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는 상호의존적 관계에 공감하며, 모두가 존엄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작가소개

강선아

빈 벽만 보면 그림을 그리려던 소녀가 있다. 펜을 장난감 삼아 놀던 소녀. 소녀는 커서 어른이 되었지만 아이는 그대로 남아서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기억한다. 웃는 표정, 놀라는 표정, 작은 손짓과 몸짓, 작가가 창조한 그림 속 캐릭터는 저마다의 모습으로 작가의 기억을 대신한다. 그래서 강선아의 그림엔 구김이 없다. 그늘도 없고 미움도 없다. 어떤 경계도 차별도, 혐오와 편견도 없다. 재단되지 않은 시선과 홀로 간직해온 순수한 삶의 영역, 때 묻지 않은 아이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작가의 시선을 대변한다. 때로는 재치 있고 때로는 유쾌하게, 누구를 만나든, 어떤 경험을 하든, 작가의 손끝에선 모두가 포근해진다

김기정

김기정의 눈에 바람은 선을 그리며 분다. 나무는 색색으로 변해가고 파도는 겹겹이 흐른다. 잔디는 가로로 뻗어나가고 나뭇잎은 낱낱이 떨어지며 꽃들은 조그맣게 자란다. 김기정의 세계에서 시간은 촘촘하게 나뉘어있고 고양이의 걸음처럼 조용히 흐른다. 오랫동안 마주한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도, 사소한 기억도 작가는 그저 지나치는 법이 없다. 때때로 만나는 모든 것이 작품에 녹아든다. 그리고 싶은 것이 어떤 것이든, 광활한 바다든, 동물의 털 한 가닥이든, 작가는 가장 작은 붓으로 가장 큰 세상을 그린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아주 오랫동안 공을 드린다.

김현우

‘분 단위로 쪼개놓은 알람’ ‘하루를 빼곡히 기록하는 문서‘ ‘경계 없는 실험과 도전’ 이 모든 것이 김현우를 설명한다. 작가의 초반 기록물은 낙서에 가까웠다. 학창 시절 내내 도형, 음표, 수학 공식 등을 적어왔고 친구들의 이름을 빼곡히 쓰기도 했다. 점점 이름이 빠지고, 선들은 변형되고, 색이 더해지며 작품의 시작을 알렸다. 작가의 드로잉은 픽셀이라는 이미지로 재구성되었고 쌓여진 픽셀은 또 다른 작업들과 겹쳐지고 반복되며 다양한 이미지로 진화해갔다. 수백 권의 연습 노트를 남기면서 작가의 작업은 행간이 복잡한 시를 닮아갔다. 단숨에 해석되긴 어려워도 그 깊이가 점점 짙어져갔다. 작은 픽셀 조각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연결되듯, 작가가 그려낸 경계없는 세상 속엔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가소개

권세진

권세진은 자동차 등 기계를 구성하는 부품들을 시각적으로 분해하고 조립하여, 이를 설계 도안과 같이 펜으로 정교하게 그려내는 작업을 진행한다. 작가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버스 차고지나 자동차 정비소 등 다양한 현장에 직접 방문해 자동차를 관찰하고 공부한다. 작가는 이때 가장 행복하다고 언급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의 세부 부품까지 자동차의 모든 구성 요소가 화면에 빼곡하게 채우며 잘 어우러져 있는 작품을 보며, 자동차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라움콘

라움콘은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된 Q레이터와 시각예술가 송지은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듀오로 장애로 인한 불편한 감각을 일상의 사물을 통해 번역하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 손 One hands 프로젝트'의 일환인 <한 손 그릇>은 한 손으로도 남김없이 국물을 다 먹고 싶은 바람으로 시작되었다. 평평한 그릇 안쪽에 기울기를 만들어 다른 한 손으로 기울이지 않아도 음식이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게 한 작품이다. <한 손 젓가락, 숟가락 그리고 포크>는 왼손으로만 식사할 수 있게 이동방향에 안정감을 확보한 작품이다. 라움콘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사물을 변화된 삶에 맞게 다시 디자인하여 다양한 삶의 방식을 사물로 보여준다.

문지영

문지영은 가족들의 평범한 일상을 화면에 그려낸다. 하지만 그 모습은 결코 평범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동생과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어머니의 사실적인 묘사는 우리의 이목을 끌며, 우리가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최근 작가는 가족에서 한 발짝 떨어져 어머니의 삶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믿음'의 형태를 <엄마의 신전> 연작으로 제작하고 있다. 삶 곳곳에 스며든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는 사회가 그리고 우리가 외면한 가족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었던 '희망'이라고 이야기 한다.

손종준

손종준은 사회현상이나 체제에 대한 물음을 시작으로, 주변의 사회적 약자에 주목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작가는 신체적이거나 정신적인 장애를 안고 사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교류하며 그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정신적 갑옷'을 제작해주는 작업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작가는 결국 갑옷이 필요한 사람들이 우리 모두임을 깨달았다. 우리 모두는 완전하지 않기에 '정신적 갑옷'은 결국 모든 사람들을 향해 있는 것이다. 작가는 상대의 상처를 어루만지듯 '갑옷'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든다. 우리는 서로에게 공격을 하는 존재인지 갑옷을 만들어 주는 존재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정은혜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는 정은혜는 사람과의 관계를 시선의 흐름을 따라 즉흥적으로 그려 나간다.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작가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 작가와 서로 안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작가는 사람을 안을 때 느껴지는 따뜻함을 좋아한다고 언급한다. 언어적 표현이 어려운 작가는 그림을 통해 상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담아내며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다. 관객은 작품을 통해 작가의 진심 어린 마음과 이들의 따뜻한 관계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조영배

조영배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일상의 하늘과 식물을 관찰하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해 왔다. 최근에는 그래피티 스프레이로 자신과 사람 및 사물의 관계에 대해 상징적인 작업을 전개한다. 최근작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는 말풍선이다. 이번 전시 출품작인 <관계>에서 '풍선'은 가족, 친구, 선생님 등 작가에게 소중한 주변 사람들을 나타내며, <DREAM>에서 '풍선'은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꿈이다. 작가는 풍선을 통해,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행복한 감정과 소망을 자유롭게 그려내며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최명은

작가는 주변 사람들과의 행복했던 기억을 자유롭게 그려내는 작업을 전개한다. 작가는 색을 섞지 않고 물감 본연의 색을 사용해 높은 채도로 그날의 감정과 감각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작품 속 인물의 이목구비는 모두 비슷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이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작가의 자폐적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모두 자신을 찾을 수 있을 만큼 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 작품의 소재는 작가의 유년 시절 친구들과의 추억이다. 작가에게는 가장 소중하고 행복했던 순간이기에 마음속에선 항상 그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림일기 같은 작품은 우리에게 행복한 추억과 함께한 사람들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마련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