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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미술관 파빌리온

기간

장소


작가

2023. 06. 20 - 2023.08.27

매향리 평화기념관 앞 쿠니메모리얼가든
(화성시 우정읍 고온리안길 24-46)

네임리스 건축

기간 | 2023. 05. 24 – 2023. 10. 29

장소 | 소다미술관 전관

작가 | 김소정·김수민·김승일·김창수·박미라·박정민·손승범·이샛별·조재·한광우

 

고온리(KOON-NI)

네임리스 건축은 지난 2010년 개소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로 동시대의 건축과 도시, 그리고 문화적 사회현상을 탐구하고 있다. 건축가는 한국 근현대의 역사를 품은 화성시 매향리에서, 잊힌 기억을 일깨우는 파빌리온을 제안한다

<고온리(KOON-NI>는 인심이 후하고 화목한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매향리의 옛 지명이다. 작품이 자리한 매향리는 과거 미 공군의 폭격 연습장으로 55년 동안 이용된 곳이다. 1988년부터 지역 주민들은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격장 이전을 위해 투쟁한 끝에 2004년 지역을 되찾았다. 매향리는 다시 평화를 찾은 듯 보이지만, 파괴된 자연과 지역민에게 깊이 남은 트라우마는 여전히 상흔으로 남아 이곳에 있다. 역사를 기억하고 치유를 이야기하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미 공군 사격장은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공원의 시작점 선 파빌리온은 2023년 여름, ‘고온리를 다시 호명하며 따듯하고 화목하던 기억을 미래로 가져온다.

<고온리(KOON-NI)>는 작품이자 쉼터의 역할을 하며 벤치에 앉아 쉬거나 공간을 자유롭게 둘러 걸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수로를 따라 느리게 흐르고 떨어지는 물은 멈춘 공간에 파장을 만들어낸다. 열린 공간 틈으로 새로이 마주하는 하늘과 경관, 그리고 수로를 따라 떨어지는 물이 만들어내는 시청각적 경험은 우리의 기억과 감각을 일깨운다.

작가소개

강선아

빈 벽만 보면 그림을 그리려던 소녀가 있다. 펜을 장난감 삼아 놀던 소녀. 소녀는 커서 어른이 되었지만 아이는 그대로 남아서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기억한다. 웃는 표정, 놀라는 표정, 작은 손짓과 몸짓, 작가가 창조한 그림 속 캐릭터는 저마다의 모습으로 작가의 기억을 대신한다. 그래서 강선아의 그림엔 구김이 없다. 그늘도 없고 미움도 없다. 어떤 경계도 차별도, 혐오와 편견도 없다. 재단되지 않은 시선과 홀로 간직해온 순수한 삶의 영역, 때 묻지 않은 아이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작가의 시선을 대변한다. 때로는 재치 있고 때로는 유쾌하게, 누구를 만나든, 어떤 경험을 하든, 작가의 손끝에선 모두가 포근해진다

김기정

김기정의 눈에 바람은 선을 그리며 분다. 나무는 색색으로 변해가고 파도는 겹겹이 흐른다. 잔디는 가로로 뻗어나가고 나뭇잎은 낱낱이 떨어지며 꽃들은 조그맣게 자란다. 김기정의 세계에서 시간은 촘촘하게 나뉘어있고 고양이의 걸음처럼 조용히 흐른다. 오랫동안 마주한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도, 사소한 기억도 작가는 그저 지나치는 법이 없다. 때때로 만나는 모든 것이 작품에 녹아든다. 그리고 싶은 것이 어떤 것이든, 광활한 바다든, 동물의 털 한 가닥이든, 작가는 가장 작은 붓으로 가장 큰 세상을 그린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아주 오랫동안 공을 드린다.

김현우

‘분 단위로 쪼개놓은 알람’ ‘하루를 빼곡히 기록하는 문서‘ ‘경계 없는 실험과 도전’ 이 모든 것이 김현우를 설명한다. 작가의 초반 기록물은 낙서에 가까웠다. 학창 시절 내내 도형, 음표, 수학 공식 등을 적어왔고 친구들의 이름을 빼곡히 쓰기도 했다. 점점 이름이 빠지고, 선들은 변형되고, 색이 더해지며 작품의 시작을 알렸다. 작가의 드로잉은 픽셀이라는 이미지로 재구성되었고 쌓여진 픽셀은 또 다른 작업들과 겹쳐지고 반복되며 다양한 이미지로 진화해갔다. 수백 권의 연습 노트를 남기면서 작가의 작업은 행간이 복잡한 시를 닮아갔다. 단숨에 해석되긴 어려워도 그 깊이가 점점 짙어져갔다. 작은 픽셀 조각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연결되듯, 작가가 그려낸 경계없는 세상 속엔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